7世 덕유(德裕)의 여섯 아들 중 둘째 아들로 고려 말기의 무관으로 평양부 상원군(平壤府 祥原郡) 출신이다. 

1360년(공민왕 9년)에 안우(安祐)등과 홍건적(紅巾賊)을 토벌하여 1363년 전호군으로 1등공신이 되었다. 이어 응양군(鷹揚軍：二軍의 하나) 상호군(上護軍：상장군 正三品)이 되어 교동(喬桐) 에 침입한 왜구를 토벌하여 공을 세웠다. 그 당시 신돈(辛旽)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신돈에게 아부하였으나 공은 한번도 그에게 나가지 않고 오히려 그를 노화상(老和尙：老僧)이라고 불렀다.

1367년 지도첨의(知都僉議) 오인택(吳仁澤), 반주(班主：고려 때 응양군의 상장군으로 병부상서/兵部尙書를 겸한 사람을 일컬음) 윤승순(尹承順) 등과 함께 신돈을 제거하려다가 발각되어 남쪽 변방에 유배되고, 가족은 관노가 되었다. 그 뒤 다시 밀직(密直) 김정(金精)과 함께 신돈을 죽이려다 실패하였고, 1368년 귀양 간 곳에서 30대의 젊은 나이에 김원명(金元命)과 함께 신돈의 일당에게 살해되었다. 

신돈이 복주(伏誅：형벌을 받아 죽음)된 후 왕이 승순을 불러 응양군, 상호군을 제배(除拜)하니 승순이 서울에 돌아와서 공의 어머니를 뵙고 크게 애통하고 현관(玄冠) 소복(素服)으로서 공의 뼈를 거두어 장사했다.

恭愍王이 승순을 보내 공의 묘에 제(祭)하기를 “생각건대 그대의 조(祖) 정숙공 인규는 우리 선왕(先王)을 도와 공(公)이 사직(社稷)에 있었고 그대는 묘년(妙年)으로부터 역시 과인(寡人)을 도와 기해년 이래로 모든 일에 쫒지 않음이 없었으니, 그 성적(成績)에 있어서 대대로 그 아름다움을 이뤘다. 내가 그대의 충성을 가상히 여겨 부위(府衛 役所)를 거느리게 하였고, 바야흐로 또한 크게 등용코자 하였는데 뜻밖에도 역적(逆賊) 신돈이 그대의 의용(義勇)을 꺼려 그대를 먼 변방(邊方)으로 내치고 마침내 죽음에 이르도록 하였도다. 신돈이 죄를 받음에 미쳐서 그대가 이에 이름을 알고 이에 슬픔이 극하여 그대에게 술 한 잔을 사(賜)하노니 혼(魂)이 있어 매하지 않거든 나의 이 지극한 정성을 양찰할 지어다.”라고 하였다. 

묘소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실전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