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조대(河趙臺)와 문충공(文忠公)
강원도 양양군(襄陽郡) 현북면(縣北面) 하광정리(下光丁里)에 있는 경승지로서 해변에 기암절벽이 우뚝 솟고 노송이 그에 어울려서 경승을 이루고 있는데, 절벽 위에 하조대라는 현판이 걸린 작은 사각정(1955년 재건)이 있다. 여기를 하조대라 부르게 된 것은 고려 말 최영장군이 요동정벌을 주장하자 하륜(河崙)이 이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그 일로 미움을 사게 되어 양주(襄州: 지금의 양양)에서 유배생활을 하게 되었다.
또한 강원도 안렴사와 도검찰사(都檢察使)로서 강원도에 쳐들어온 왜구를 토평하여 선위좌명공신(宣威佐命功臣)에 올랐으나 권간(權奸)의 발호에 실망하고 관직에서 물러나 초야에 있던 조준(趙浚)이 평소 친분이 있던 하륜을 위로하기 위하여 양주에 가 머물면서 그곳 주민들과 함께 소요하다가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최영이 실각하자 곧 유배에서 풀려난 하륜이 조준과 함께 양주를 떠났는데 두 사람이 후일 정승이 된 것을 기리기 위하여 주민들이 이곳에 정자를 짓고 두 분의 성(姓)을 따서 하조대라 부르게 되었다.
조준은 본관이 평양(平壤)이며 조선의 개국공신으로 영의정을 지냈으며 평양부원군(平壤府院君)에 봉해졌다. 시호는 문충공(文忠公)이다.
또한 하조대는 워낙 경색이 뛰어난 곳으로 여러 문필가들이 이곳에 대하여 많은 시를 남겼는데 다음과 같은 시가 전해지고 있다.
이 하조대를 바라볼 수 있는 바닷가에 1976년 신설 개장된 하조대해수욕장이 있다. 너비 100m, 길이 1,000m, 면적 약 2만 5000평에 달하는 이 해수욕장은 물이 깊지 않고 경사가 완만하며 배후에 송림이 우거져 있다.
河 趙 臺 李 植 <澤堂集>
<判書公派 健相 譯>
臺名河趙自何年 : 臺의 이름은 河趙臺인데 어느해부터 일컬어 오던가. 形勝兼將姓氏傳 : 地勢와 경치 뛰어났고 아울러 또 姓氏도 전하여 오네 負?千尋爭巨浪 : 우쩍우쩍 높은 파도 몰고 와 큰 물결 다투는데 灣회一曲貯深淵 : 한굽이의 물굽이는 거슬러 흘러 깊은 물을 감추네 初疑砥柱當橫潰 : 처음에는 砥柱섬인가 여겼더니 당해보니 물이 서로 엇갈려 흐르고 更覺桑田閱變遷 : 세상일 덧없이 변하는 것 겪어보며 다시 깨닫겠네. 從古爽鳩遺此樂 : 예부터 司寇 벼슬 하신분네 이 즐거움을 끼쳤으니 幾人陣述逐風烟 : 옛자취 밟아 몇사람이나 멀리 보이는 흐릿한 기운 바라봄을 다투었는가. (註) ○ 河趙 : 河崙과 趙浚. ○ 形勝 : 地勢나 경치가 뛰어남. ○ 將 : 또 장(且也). ○ 砥柱 : (唯)亂世에 있으면서도 節操를 지키는 것, 黃河가운데에 있는 山으로 浮流속에 있으면서도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에서 온 비유. ○ 桑田 : 桑田碧海 세상일이 덧없이 변하는 것을 비유. ○ 爽鳩 :「司寇」벼슬. ○ 陳述 : 옛날 자취. ○ 風烟 : 멀리보이는 공중에 서린 흐릿한 기운. ○ 逐 : 다툴 축. |